Daily · 2023년 04월 12일

넋두리

270번 제대행 3번째 버스는 한라중학교를 7시 45분, 제주여고 8시 5분을 거쳐 8시 20분에 제주대학교에 도착한다.

평소같으면 빨간불에도 막 밟으며 지나가더니 이 기사는 늦은거 뻔히 알면서도 천하태평이다. 중앙로 합류하고 뒤에서 버스 3대가 추월해가는데 승하차도 없는 곳에서 가만히 서있으면 어쩌자는건가? 조금이라도 빨리 내려줄 생각은 않고.

차량 간격 조절을 위해 잠깐 정차했다 출발한다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아무 이유도 없다. 앞이 뻥 뚫려있고 녹색인데 굳이 2단넣고 기어가다가 교차로에서 신호 한 번 더 받는 건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버스 안은 꽉 차있고 창문은 아무도 안 열고 겨우겨우 낑겨가는 상황이었다.

운전석에 앉아있어서 상관 없다는건가? 나는 모르겠다.

과속하라는 것도 아니고 급발진, 급정거를 하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도로 상황에 맞는 유연한 주행이면 충분하다. 차들 별로 없는 밤에 콱콱 밟고 다니던 기사와 대조되며 스트레스를 몇 배씩 쳐받는 출근길이었다.

출근길 빠르고 안전한 제주버스같은 말도 안 되는 프로파간다도 적당히 좀 해야 한다. 기기기부터 시작해서 역겹다. 그 돈이면 기이이이익거리는 버스 정비 한 번 더 받는게 낫겠다. 전광판 하나에 성우 목소리면 충분하다. TTS로 대충 발라놓은 것도 그렇고 마음에 드는 게 없다.